어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끝이 났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우리나라의 마지막 경기가 끝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지난 세 번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었고 특히 마지막 중국과의 경기에는 더 이상 좋을 수 없을 정도로 충분히 잘해주어서 국민들의 안심과 지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세 번의 경기를 뛰지 못한 많은 선수들이 있었고 그들 중에 한 명인 이승우 선수는 어제 자신이 뛰지 못함을 알게 되자 물병을 걷어참으로 해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는 것을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참아야 하고 좋지 않은 행동이라고 참지 못한 행동을 정의해버립니다. 불이익을 당했다 하더라도 자신이 잘 할 수 있는데 기회가 없음으로 인해서 낙심했다고 하더라도 부지런히 참아서 꾸준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노력한다고 한다면 그에 대해서 충분히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왜곡되이 생각합니다. 그래서 참지 못한 사람에 대해서 당연하게 비난을 합니다.
비난을 하는 사람들 자체도 같은 불이익을 당한다고 하였을 때에 도저히 참지 못했을 것입니다. 참는 것은 절대로 좋은 행동이 아닐 수 있습니다. 물론 법에 저촉되는 행동이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라고 한다면 지양해야 하겠지만 자신이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할 때에는 이승우처럼 적절한 행동을 통해서 자신의 기분 나쁨을 표현하는 것 또한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사람들은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게 생각합니다.
이승우는 마지막으로 승선한 벤투호 국가대표 선수입니다. 당연히 그라운드에 나가서 필드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싶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기회가 올 생각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벤투호에서 그의 역할이 여지없이 축소되었다고 느껴졌을 때에 그는 자신의 분노를 참아내지를 못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서 물병을 걷어차는 행동을 합니다.
그러한 그의 행동을 보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그가 적절히 행동하지 않았다고 비난하고 나섭니다. 그러나 그러한 비난을 받을만한 행동까지였는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국민들 중 일부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 기분이 나쁨은 그대로 표현되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실 실질적으로 억압 혹은 강압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우리가 한 선수를 감정적으로 제어하지 못했다고 억압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봅니다.
16강에서는 좀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후의 이야기이고 이승우 선수 입장에서는 물병을 차는 퍼포먼스를 통해서 자신이 얼마나 지금 감정적으로 동요되고 있고 자신이 얼마나 그라운드 위에서 뛰기를 소망하고 있는지를 표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은 논란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그의 행동은 이해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