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토요일은 사실 무한도전이 나가고 난 무주공산에 깃발을 꽂기 위해 나타난 여러 예능들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예능들 중에서 아직까지는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말해지는 근거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아이돌의 노래이든 아티스트의 노래이든 그 가사에 집중해서 그 가사를 들려주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샤이니의 링딩동과 아이유의 삐삐를 들려주는 방식을 보면 더욱 그러합니다.
기본적으로 놀라운 토요일은 퀴즈 예능을 표방합니다. 꼭 같지는 않지만 마치 해피투게더에서 쟁반노래방을 하듯이 각 출연자는 출제자가 낸 아이돌 혹은 아티스트의 노래를 듣고서 그 가사를 써내려가게 되는데 단지 그 가사를 정확하게 프린팅해서 보여주는 것이 목적입니다. 정말로 그것 하나만이 목적입니다. 그런데 그 가사를 온전히 보여주는 그 과정 속에서 오히려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가사의 의미에 더욱 집중하게 됩니다.
이번에 아이유의 삐삐는 아이유가 데뷔한 지 10주년인 지난 2018년 10월 10일 디지털 음원을 낸 것입니다. 그런데 그 가사 내용을 보면 단순히 대중이 소비하라고 낸 즉 소모성 가사가 가득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는 아이유가 생각하고 있는 그리고 아이유가 바라보고 있는 세상과 관련해서 자신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그러나 대중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잘 포장해서 낸 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유의 삐삐의 내용은 관계에 있어 무례하게 선을 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유쾌하고 간결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타인을 자신만의 기준으로 통제하거나 규정짓지 않는, 동등하고 독립적인 개개인 간의 건강한 유대관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시 되는 요즘, 지금을 사는 모든 현대인들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곡입니다. 지금 인터넷의 많은 여론들은 사람들을 정형화된 틀로 재단하고그렇게 하지 않는 유명인이든 비유명인이든 걸리는 사람마다 척살하려고 하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아이유는 삐삐를 통해서 다른 사람과 정해진 선을 넘어갈 이유는 없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입니다. 건강한 유대관계 그리고 팬과 스타와의 관계, 대중과 유명인의 관계는 건강해야 합니다. 그러나 건강하지 않은 관계를 당연하다 여기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아니라고 아이유는 일침을 놓았으며 삐삐는 그러한 측면에서 가사 속의 의미를 절대로 소모해서 버릴 이유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