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적의 빅토르 안 즉 안현수 선수가 중국의 쇼트트랙 대표팀의 코치를 맡은 이후에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에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당연히 안현수 코치에 대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그에 대해서 당연히 우리나라 국민들 중 일부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안현수 코치가 러시아에 간 이유 그리고 은퇴 이후에 한국에서 활동하지 못한 이유를 생각해보면 그가 중국에서 활동하는 것 자체를 비난할 이유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안현수 코치는 자신을 받아주는 국가로 간 것뿐이고 그곳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니 말입니다.
최근에 있었던 심석희 선수의 대표팀 탈락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적어도 빙상계 쪽에서는 뿌리깊은 분열이 있으며 그 안에서 불신이 서로에게 가득합니다. 심석희 선수의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한국 빙상계에 있으면 누구든지 가해자가 되든 피해자가 되든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물론 심석희 선수의 경우에는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가 되었기에 국민의 실망감은 더욱 심할 수밖에 없었다 하겠지만 안현수 코치의 경우는 조금은 달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안현수 코치와 같이 실력이 있는 선수라 하더라도 결국 한국 빙상계에서는 버티지 못하고 러시아로 국적을 바꾸는 것 외에는 선수 생활을 계속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것입니다.
물론 안현수 코치가 러시아의 국적으로 금메달을 땄고 중국 쇼트트랙 코치로서 혼성계주 금메달을 중국에 안긴 것이 우리나라 빙상계의 분열이 문제이기 때문에 그를 무조건 응원하고 성원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그가 자신의 선택을 한 것에 대해서 즉 러시아 국적으로 메달을 얻고 중국에서 코치 생활을 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 비난할 이유는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안현수 코치의 매직은 중국에서 계속 보일 것입니다. 우리가 마음을 아파하든 하지 않든간에 말입니다. 결국 안현수 코치는 러시아와 중국에서 자신의 길을 찾은 것뿐이고 그 길을 찾은 대가를 스스로가 충분히 감당하고 있는 것이기에 그를 비난할 이유도 그를 응원할 이유도 모두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