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에 태어나 사십여 년 동안을 오로지 가수로서 자신의 품격을 유지한 거장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타났습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3부에 초대손님으로 오게 된 가수 정태춘은 사십 년 대중 음악의 역사를 김어준과 같이 논하며 이것 저것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나라는 한 우물을 깊게 판 거장에 대해서 즉 장인에 대해서 제대로 된 대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물론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또한 명확하기는 합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70여 년의 세월 동안 그러니까 1945년 광복 이후로 지속적으로 매번 우리나라 전체가 변혁이 일어날만한 다양한 사건들을 맞이하였습니다. 북한의 남침으로 일어난 한국 전쟁부터 시작하여 이승만 대통령의 부정선거, 516 군사쿠데타, 1212 사태, 전두환 정권의 광주 민주화 운동 그리고 문민정부의 설립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변화가 우리를 감싸 안았습니다.
그렇다보니 정태춘과 같은 원로 가수들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보다는 새로운 문물에 그들을 씻어버리는 경우가 많았기에 우리나라에는 원로들이 그 자리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에는 존경을 받을만한 원로가 없었고 거장 또한 찾아보기가 힘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있다고 하더라도 찾으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보니 정태춘과 같은 원로 가수들을 토크쇼에서나 볼 수 있지 실질적으로 가요 프로그램에서 그들의 얼굴을 찾아보기가 힘이 듭니다. 이는 코미디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이홍렬이 유튜브를 통해서 자신을 알리려고 했던 가장 큰 이유도 더 이상 자신을 불러주지 않아서였습니다. 역사를 잃은 민족이라는 단순히 우리가 부정하고 싶은 역사를 버려버리려고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가 지켜야할 역사, 우리가 소중히 해야할 역사마저도 우리는 마치 물을 버리려다가 아기까지 버리는 모습은 아닌가라는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번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원로 가수 정태춘의 모습을 보면서 한 편으로는 그가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그를 가요 프로그램에서 공중파 방송국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