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책을 읽었어라는 질문이 키얼스티 플라의 입에서 나온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과 다른 얼굴을 하고 있고 다른 인종인 수현이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을 본 키얼스티 플라의 발언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 그 인종의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일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발언은 분명히 인종차별 발언이었고 그러한그의 인종차별 발언에 비난을 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이름도 익숙하지 않은 키얼스티 플라의 인종차별 발언에 대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발끈해 하며 비난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그 인종차별 발언을 들은 상대가 우리나라 배우 수현이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그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 대해서 인종 차별 발언을 했다고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굳이 먼 해외에서 이뤄진 일들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을 것입니다. 의외로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세상에서는 인종 차별 발언부터 시작하여 여러 좋지 않은 행태들이 매일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볼 것이 있습니다. 과연 인종차별 발언과 같은 혐오 발언이 문제가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정작 그 인종 차별 발언을 들었을 때에 그것이 인종 차별 발언인지 모르는 사람일 경우 그들이 한 발언은 인종 차별 발언이었을까요라는 질문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수현이 영어를 잘하는 것을 가지고 키얼스티 플라가 동양인이 영어를 잘 하네라는 느낌으로 물어봤던 것이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발언이었고 단순히 수현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을 넘어서서 수현과 같은 나라 그리고 인종의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말이기는 했습니다.
과거에 우리는 각자의 나라에서 자신과 비슷한 얼굴의 사람들, 같은 인종의 사람들만 함께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새로운 인종의 사람들 전혀 알지 못했던 다른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그들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데 이러한 궁금해 하는 모습 자체가 동물원의 동물을 쳐다보듯이 하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물론 그들 스스로는 그것이 잘못인지 잘못이 아닌지도 분간하기 힘들 것입니다. 동물원 보듯이 하는 사람들 자체도 모든 것이 생경한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의미에서는 이번에 문제가 되었던 인종차별 발언은 그들에게 있어서는 즉 영상을 통해서 불특정 다수에게 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렇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과 다른 유색인종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개인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그렇게 별다를 것이 없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한다고 한다면 그리고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콘텐츠를 팔아야 한다면 많이 조심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물건만 팔으면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냐라는 말을 할 수가 있습니다. 영상을 통해서 정보만 효과적으로 전하면 굳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전세계는 더 이상 혐오 발언을 용납하지 못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으며 그러한 분위기는 단순히 한 민족 혹은 한 국가의 척도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을 듣는 민족, 그 말을 듣는 나라의 기준을 척도로 하고 있기 때문에 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키얼스티 플라가 사과문을 올린 것은 분명히 좋은 선택입니다. 모르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그 부분이 문제가 되었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혹은 다른 그 누군가가 정보를 주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확실히 사과하고 다음에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인종차별이나 혐오 발언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되 발언을 하게 되면 곧바로 시정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