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라는 드라마는 사실 약간 막장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막장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출연자들의 관계나 혹은 그들의 감정이 과도함이 넘칠 때 사용하는데 세젤예 즉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도 그러한 스타일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어머니 김혜숙이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내용으로 심순덕 시인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가 등장하였습니다.
세젤예 자체가 조금은 막장끼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관계는 엄마와 자녀의 관계이고 특히나 애증의 관계라고 한다면 엄마와 딸의 관계입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심순덕 시인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시는 우리나라 드라마에 자주 등장할만한 내용을 가진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엄마는 가족을 위해서 거칠고 창피함도 없고 무대포인 면을 많이 보인다라고 딸은 생각합니다. 딸은 엄마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며 엄마는 딸에게 이해받으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엄마와 딸은 결국 관계가 멀어질 수밖에 없고 그렇게 멀어진 관계는 언제나처럼 딸이 엄마와 함께 있지 않으려고 할 때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나 어느덧 자신도 아이를 낳게 되고 서서히 엄마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서 과거 엄마의 모습에서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 나타나게 되면 곧 딸은 서서히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런데 일부의 경우 엄마를 이해하려고 하고 사랑한다고 말하려고 하지만 이미 엄마가 떠난 경우 즉 죽음을 맞이한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모든 딸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딸 자신은 엄마에게 함부로 대하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엄마는 그러한 대우를 받아도 상관이 없다고 엄마가 어떤 대우를 받는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덧 엄마의 나이가 되고 엄마처럼 아이가 커나가는 것을 보게 되면 알게 됩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라는 말이 얼마나 무책임한 말이었는지를 말입니다.
내가 엄마가 되어서야 엄마도 자신과 같이 어릴 때가 있었고 젊을 때가 있었으며 엄마가 아닐 때 즉 딸이었을 때가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그 때는 이미 엄마에게 고마움을 혹은 미안함을 표현하기에는 늦게 됩니다. 그래서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라는 시를 쓴 심순덕 시인의 시는 단순히 서술이 아니라 마음을 저며서 만들어낸 진주와도 같은 시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