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조국 전 장관의 검찰 소환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런 그림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검찰은 지하주차장을 통해서 조국 전 장관을 들였고 그로 인해서 조국 전 장관이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워놓았던 검찰은 이제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의 검찰은 어떻게든 자신들의 권한을 놓치지 않으려고 아둥바둥되는 권력집단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조국 전 장관의 검찰 출석, 즉 검찰의 소환에는 여러모로 고심한 흔적이 보이는 것이 조국 전 장관이 대중에게 많은 관심을 받게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오히려 관심을 덜 받게 하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래서 주말이 아닌 평일에 그것도 수능이 한참 치뤄지고 있는 그 사이에 취재기자들이 신경쓸 틈도 없이 순식간에 출석을 하게 만든 것입니다. 물론 이는 조국 전 장관에게도 그리고 검찰에게도 윈윈인 방식입니다.
조국 전 장관이 법무부장관 자리를 사퇴하고 나서 다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올라갔다는 것은 국민은 알고 있는 것입니다. 조국 전 장관이 잘못했는지 잘 했는지는 상관없이 공수처 설립은 국민이 원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을 진행하면 특히 공수처 설립을 강행하면 의원 총사퇴를 한다라고 엄포를 놓지만 그 누구도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어차피 국정감사가 끝난 지금 이 시점에 자유한국당 의원 전부가 그만둔다고 해서 일이 지연이 될 것은 없습니다.
즉 검찰의 조국 파헤치기 승부수는 조국 전 장관 가족이 기소가 되는 것이 승리가 아니라 국회의원부터 대통령까지 공수처 설립을 통한 검찰의 기소독점권을 파하게 만드는 것이 승리인데 12월 초에 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 설립이 통과가 되는대로 검찰은 난감함 그 자체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만큼 지금의 검찰은 여러모로 수세에 몰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조국 전 장관이 사퇴를 한 시점이 오히려 검찰의 입장에서는 가장 문제가 되는 장면이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조국 전 장관 가족이 가진 자로서의 기득권을 누린 것은 확실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먼지까지 털었던 검찰의 조국 전 장관 부인인 정경심 교수를 기소한 내용을 보면 검찰이 안타깝다고 느껴질만큼 내용의 부실함이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즉 검찰은 조국 정국을 만든 일등 공신이지만 그 열매를 따먹지 못한 이유는 조국 정국의 실질적인 소득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조국 전 장관이 장관 자리에 있든 없든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만약 더불어민주당이 밀고 있는 추미애 의원이 법무부장관이 된다고 하더라도 조국 전 장관과 마찬가지의 추진력으로 검찰의 기소독점권은 파훼될 것입니다. 물론 추미애 의원도 지금까지의 모습을 본 눈이 있기에 공수처 설립이 본회의를 통과한 다음에 법무부장관 자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지만 말입니다. 즉 12월 공수처 설치법 본회의 통과가 검찰의 입장에서는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